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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서 나는 박동소리, 내 머리 속 시한폭탄일 수 있다
칼럼니스트  |  이정엽 원장 (압구정 현대 이비인후과)

<귀에서 나는 박동소리, 내 머리 속 시한폭탄일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귀에서 ‘삐’ 소리를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삐’ 소리 외에도 ‘웅’, ‘솨’ 와 같은 다양한 소리를 느낄 수 있는데, 주로 귀 안쪽이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난다고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90% 이상의 사람들이 한 번은 경험할 수 있는 이명이라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2016년 이명 환자는 28만1351명에서 31만895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명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위험한 질병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삐’ 또는 ‘웅’하는 연속적인 소리는 다른 사람이 같이 느낄 수는 없는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같이 느낄 수 있는 이명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객관적 이명’이라 하고, 여기에는 박동성(혈관성) 이명과 근경련성 이명이 포함된다. 특히 박동성 이명은 귀 근처, 혹은 머리 속의 큰 혈관에서 비롯된다.


 주로 귀 주변의 큰 정맥의 한 쪽이 비대칭적으로 큰 경우에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 정맥을 둘러싸고 있는 뼈가 얇아지거나 일부가 결손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이 혈관을 지나가는 피의 흐름에 와류(소용돌이)가 발생하고, 이 와류에 의해 발생한 소리가 귀에서 감지되면서 맥박 소리를 느끼게 된다. 또한 동맥에 의한 박동이나 동맥류(동맥에 생긴 주머니), 동정맥루(동맥과 정맥의 잘못된 연결)에 의해서도 박동성 이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저자가 제목에서 언급한 시한폭탄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 동맥에 의한 박동성 이명을 두고 한 표현이 되겠다.

 

 그 이유는 뇌 내의 동맥류 혹은 동정맥루는 방치하게 되면 크기가 점점 커져, 뇌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상황(무거운 물건 들기, 심한 재채기 및 성행위 등)에서 파열되어 자칫 심한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동성 이명이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동맥에 의한 것인지를 감별하여야 한다.


 박동성 이명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영상학적 검사인 측두골 단층촬영(귀 CT)과 두부 MRI+MRA(MRI를 통한 혈관조영술)를 시행하여 정맥과 동맥에 박동성 이명을 일으키는 병변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영상학적 검사에서도 특별한 혈관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증상이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개월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맥의 병변 중 가장 흔한 것은 ‘S상 정맥동’에 발생하는 혈관 게실(주머니)이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수 있고, 그 결과는 매우 좋은 편이다. 동맥의 병변에는 위에서 언급한 동맥류 혹은 동정맥류가 흔하며, 대개 수술보다는 혈관전문 신경외과의와 협진을 통해 혈관 내로 접근해서 동맥류 내 스텐트 삽입 혹은 동맥과 정맥의 교통을 차단하는 시술로 완치 혹은 증상의 큰 호전을 얻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대증 치료인 고혈압, 당뇨 등을 관리하고 과체중 혹은 비만을 교정하여 증상을 조절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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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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